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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별의 단색화 작업

포기 세대의 중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88만원세대, N포세대는 처절한 몸부림을 치며 오늘을 살고 있다. 두 세대의 중심에 서 있는 나는 스스로 자기 수양과 자기 치유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수많은 번민만큼 수없이 많은 선을 그었고 선이 쌓이고 쌓여 면이 되며 공간이 되어가는 현상 속에서 거꾸로 나를 비워내는 경지를 경험 하였다. 이런 치유의 과정이 작업이 되었고 그 작업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나에게 작품은 치유이며 희망이다.

작품에 임하는 시간 동안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비워서 깨끗한 순수를 느끼게 한다.

한겨울 온통 눈으로 덮인 새하얀 들녘처럼 깨끗한 마음이 만들어지던 어느 날 치유 후의 새살이 돋아 나오고 새로운 희망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런 생각을 반영한 것이 지금의 작업 형태이다.

작업의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를 요구하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A4 용지의 이면지를 종이죽으로 이겨내고 그것을 예리한 나이프로 조금씩 붙여나간다. 끈기를 요구하는 작업 과정이 비움의 순수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라 믿기에 어렵고 힘들지만 이 방법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

화면 속에 비움으로 가는 길이 만들어지면 잇고 끊어짐을 통한 공간을 형성한다. 이 공간의 연속성을 통해 형태를 만들어 간다. 희망의 공간은 씨실과 날실의 직조처럼 서로 엮이고 쌓여 새로운 창조물이 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희망이고 나의 작품이다.

 

작업 방향

 

순수한 상태의 안정이 유지되면 창조의 새로운 새싹이 돋으려함을 느낀다.

순수함의 임계점을 넘어서 또 다른 창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순수, 접점, 창조>라는 세단계로 구분하여 제작하고 있다.

 

순수의 상태 즉, 스트레스와 복잡한 고민, 걱정을 비워내며 치유를 표현해낸 순수 시리즈에서는 ‘초현실적인 상태에서의 낙서’라는 행위 과정과 원초적 본질의 어떤 것을 단순한 도형의 형체들로 상징화 하면서 차분한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였다.

 

접점의 단계는 무한한 에너지가 발산되는 시점을 표현한 것으로 잠재된 가능성과 능력, 고조된 열정과 강열한 힘의 발산을 생동감 넘치는 상태를 상징하는 형태로 접근하였다.

 

창조의 단계에서 씨앗이 자라나고 임계점을 지나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나무로 상징화 하였다.

도은별(1980년생. 서울)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큐레이터학과 및 대학원 큐레이터학과

​한빛미디어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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